통오징어찜

나름 오늘의 메인요리에요.
퇴근하고 아파서 링거 한병 맞아주고 항생제 주사 맞고,약 타가지고 들어왔어요.
주 5일 근무의 부러운 신랑님은 5시가 되도록 있는 밥,반찬,국 손도 안 대고 요구르트랑 아이스크림을 먹고 마누라만 기다리고 있었다능...
마트에서 양송이버섯이랑 꽈리고추 좀 사다놓으랬더니 새송이버섯을 사왔네요
게다가 아스크림이랑 요구르트랑 바나나 우유랑 햄까지 암튼 금지품목을 바리바리 쟁여놓았더라능... 
37세 어린이님,양송이랑 새송이는 다른 버섯이에요.송이랑도 다르고...-_-

암튼 약국갔다가 마트에서 산 오징어 5마리에 만원이라는 소리에 혹해서 들어가 오징어 5마리를 샀어요
바로바로 오징어 통찜이 먹어보고 싶어서요
오징어 전문 요리점에 있나본데 주로 술안주용인 거 같아 술 못마시는 신랑이랑은 갈 수도 없고 글타고 유부녀가 학교때 친구들이랑 술퍼마시고 돌아다니는 것도 좀 그렇구요
이래저래 무슨 맛일지 궁금해만 하던 참이었어요.
조리법은 매우 간단!
산오징어를 물에 살짝 헹궈서(봉투에 담겨 오는 동안 기력상실되어 막 액티브하게 움직이지 않았어요.다행...)스팀오븐으로 15분 구워주고 통깨 솔솔 끝이네요.
근데 정말 맛있다는 거!!
소스고 뭐고 필요없어요.오징어 내장이 약간 짭조름하거든요
오징어 내장 첨 먹어봤는데 뭐랄까 게장이랑 비슷한 농후한 맛이 나요
게다가 오징어먹물 들어간 요리에서 나는 진한 감칠맛도 있구요
오늘 저녁에 한 마리 먹고 나머지 네 마리도 다 구워서 냉동실로 고고씽 했어요
담에 먹고 싶을 때 꺼내서 먹어야지^^

비운의 '새'송이 꽈리고추 조림이에요.
빈틈님 포스트에서 보고 해먹어보려고 했는데 신랑덕에 양송이가 아니라 새송이 버섯이라능...
그래도 나름 맛있었고 꽈리고추가 정말 맛있었어요
매운 거 못먹는 신랑은 버섯만 먹고 고추는 전부 제차지 ㅋㅋ아무리 꼬득여도 고추는 하나도 안 먹더라구요
맵지도 않고 얼마나 아삭아삭 맛있는데...편식쟁이신랑-.-
전체 식탁샷.
어제 볶은 고사리,도라지나물,늘 먹는 총각김치,배추김치,새송이꽈리고추조림,오징어통찜,지난 주 일요일에 만들어 놓은 장조림도 개시했어요.
마지막 디저트샷!
타임세일로 자두가 10개 천 원 하길래 냅다 업어왔어요
어쩔 수 없는 아줌마라능..ㅋㅋ

내일은 시아버님 생신이셔서 찹쌀타르트 굽고 있어요.
가져가서 구울 된장소스 닭고기도 재어놨구요(빈틈님 감사감사^^빈틈님 덕에 솜씨 좋다는 소리 듣는다능...요리스승이시라능...)
점심때 가서 미역국도 끓여드려야하고 아놔 정말 몸이 너무 힘든데 상황이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네요
이러다 괴로사할 지도 몰라...

낼 시댁가서 발목까지 내려온 다크써클과 주사와 링거자국으로 터진 혈관들을 보여드리면 사정 좀 봐주시려는지...
저 정말 엄살 부리는 거 아니거든요T^T


by 깡패병아리 | 2009/06/28 02:26 | 뭐 먹고 사니? | 트랙백 | 덧글(3)

오늘 저녁에 해 먹은 것

와~ 과정샷까지 넣어가며 포스팅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스럽지 말입니다
사실 완성샷도 먹어버리기 직전에 참 오늘부터 포스팅 좀 해볼까 했었지 하고 겨우 찍었다능...
카메라 링플래쉬 산 기념으로 하는 첫 음식포스팅입니다^^
신랑이 맨날 야근하느라 늦는데 오늘은 출장갔다가 일찍 들어온다 그래서 퇴근길에 상추만 좀 사고 있는 것들로 대충 허접하게 차린 결혼 10개월(헉 벌써 세월이 이렇게나-_-)차 중고 새댁의 저녁밥상이라능...
식탁전체샷이에요.
국그릇과 밥그릇이 올려진 저것은 테이블 매트가 아니라 신지 카토의 유리도마에요.
원래는 당연히 도마로 쓰려고 샀으나 헨켈칼 칼날 망가질까봐 고기용 실리트도마와 야채용 나무도마를 지른 다음 테이블 매트 대용으로 전락했다능...
뜨거운 거 바로 올려놓아도 좋고 나름 괘않습니다.
월요일에 끓여서 딤채에 넣어두었던 쇠고기 육수(네,신랑이 야근을 하면 전 저녁 대신 수박을 먹습니다.일주일에 들이서 수박 큰 거 한통씩 먹는다능..)에 무,말린 표고버섯 불린것을 넣고  다진마늘,고춧가루,국간장으로 맛을 낸 버섯찌개입니다
마늘을 바로바로 찧어넣으면 좋겠지만 귀차니즘인 저는 그냥 휴일에 몽땅 다져서 지퍼락에 넣고 납작하게 펴서 얼려둡니다.
조금씩 떼어내서 넣으면 편해요 ㅎㅎ
덩어리 양지를 사서 양파랑 파뿌리 넣고 오래오래 끓였더니 표고버섯향이랑 어울려서 국물이 꽤 괜찮네요.
원래는 육개장 끓이려고 산 양지였는데 뭐 급조한 저녁이므로... 
육개장 끓이려고 사다가 불려놓은 고사리는 나물로 급변경
그냥 들기름 넣고 파,마늘 넣고 국간장으로 간했어요.
도라지는 엄마님이 주신 거 카놀라유에 볶아 구운소금 뿌리고 끝!
자꾸 볶는 요리 하면 안 되는데 아직 무치는 나물은 자신이 없어서 맨날 생채 아니면 볶는 나물이네요
백만년 전에 제사지내고 시어머님이 싸 주신 동그랑땡이랑 새우전.
냉동실에 봉인해 놓았다가 단백질보충+고기없으면 밥 잘 안먹는 신랑을 위해 해동
맛은 -_-(어머님 죄송요)
주유소 사은품으로 잘 얻어다 먹고 있는 종가집 총각김치!
아삭아삭 맛있어요
아래는 신의 손이신 저희 외할머니의 작년 김장김치에요.
새콤한게 완전 없던 입맛도 확 생긴다능...
비빔국수할 때 쫑쫑 썰어 넣으면 완전 게임끝이라능...
삼년묵은 외할머니표묵은지도 있는데 고건 완전 아껴아껴 딤채에다 모셔두고 있어요
이렇게만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저 상추와 쌈장을 보니 뭔가 더 있을 거 같죠?
네,고기귀신인 신랑이 일주일 전에 사 놓은 항정살을 먹어야겠다며 울부짖어서 결국 고기까지 구워 먹었습니다.
우리 신랑 얼마전에 복부비만에 지방간 판정 받았는데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네요.
사실 식단 신경쓰고 싶어서 포스팅도 시작했는데 고기구워먹으면 의미가 없잖아 OTL  

by 깡패병아리 | 2009/06/26 23:48 | 뭐 먹고 사니? | 트랙백 | 덧글(4)

완전 유용!!

쉐이딩과 하이라이터 위치

나이 서른셋에 완전 화장 초보인데 갑자기 화장품에 미쳐서 이거저거 사들이고 있는 나...
지난 한달간 프라이머,파운데이션,아이셰도,네일컬러,베네틴트에 이거저거 많이도 질러댔다(총액은 계산하기 무셔...)
33년 인생에 내 돈주고 화장품 사본 건 첨인데(원래 화장 안하는데다 어디갈땐 엄마님 꺼 조금 찍어바름:결혼 전 결혼 후엔 선블록만 주구장창..) 
특히 하이라이터랑 맥의 블러셔들(러브락,문리버,포쉐린핑크 다 질러버렸다능...맥 블러셔들 다 왜 일케 이쁜 거샤...)이랑 맥 187브러쉬,바디샵 브러쉬까지 다 갖췄는데 모 할 줄 알아야 말이지T.T
윗글 보고 열심히 연습해야겠다고 다짐다짐...

by 깡패병아리 | 2009/06/11 17:36 | 트랙백 | 덧글(0)

카쿠니 도전기

네이버에서 카쿠니레시피를 보고 따라쟁이 본능 발동...
뭐 많이 힘든 건 아닌데 시간도 많이 들고 장조림보다 재료비가 좀 세다능...

네이버의 원 레시피 입니다
이분 요리도 잘 하시고 넘 재밌어요
http://blog.naver.com/rac0nteur/70037878020

일단 재료가 껍질까지 붙은 삼겹살이라 기름도 많고 냄새 날까봐 걱정 많이 했는데 완성품은 보들보들 야들야들 맛나더라구요.
작년에 일본갔을 때 라멘에 토핑으로 올라간 카쿠니쿠의 맛!!그리웠어T^T
근데 먹다보니 혼자 훌쩍 일본으로 떠나고 싶어졌어요.
아직도 솔로때 버릇 못 버리고 ㅋㅋ
남편도 맛있다고,남은 소스 버리지 말고 다음에 또 해먹자고 해서 남은 소스는 냉동실에 저장해 두었답니다.
일본에선 그 소스에 계속 카쿠니를 만들어서 그 집만의 비전의 소스로 만들기도 한다네요

재료:껍데기까지 붙은 삼겹살 2근,생강 2개,간장 400Ml,미림 400Ml,식초,사과2개.쪽파,소주 또는 청주

1.충분히 깊은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삼겹살을 끓여 줍니다.
   적당한 덩어리로 자른 삼겹살에 단면을 관통하도록 구멍을 뚫어주세요
   그래야 양념이 잘 밴답니다
2.우르르 끓으면 물을 다 버리고 생강2쪽,물,소주를 넣고 다시 한 번 삼겹살이 푹 익을 때까지 끓여줍니다
   소주와 물은 거의 동량으로 넣으시는데 바디가 거친 술이면 다 괜찮다네요
   저는 남편이 소주 보고 질색을 하는 바람에 안먹는 와인을 한 병 다 들이부었습니다 ㅎㅎ  
여기까지 토요일에 하고 밖에다 냄비째로 내놓고 잤어요
3,밤새 굳은 삼겹살 기름을 제거해줍니다
  하얗게 굳어있으니 수저로 떠서 버렸어요.
  구워 먹었음 저게 다 내 뱃속으로 들어갔겠지?하면서요
4.냄비에 식초를 약간 넣고 간장,미림을 넣고 사과도 반으로 잘라 넣어줍니다
  이미 익은 고기는 단단하잖아요?
  식초를 넣으면 양념이 더 잘 밴대요.
  맛이 시큼해 질까봐 걱정했는데 전혀 아니네요
  레몬이 있으면 레몬을 넣으시면 더 맛있겠죠?
5,양념장이 걸쭉해 질 정도로 끓입니다
  절대 짜지 않아요 

완성된 카쿠니는 고기랑 약간의 양념장만 건져서 반찬통에 넣어놓고 남은 양념은 냉동실에 넣어놓았어요.
힘든 요리는 아닌데 주말내내 간장 냄새 때문에 환기하느라 고생고생...
그래도 신랑이 맛나게 먹는 걸 보니 흐뭇하네요^^
젓가락만 대도 야들야들하게 갈라지는 카쿠니!
드실땐 한 조각씩 꺼내서 파 썬 거 뿌리고 데워드시면 돼요  

by 깡패병아리 | 2008/12/10 16:33 | 트랙백 | 덧글(2)

다사다난한 주말일기

성경을 읽다가 가장 이해안되고 짜증나는 게 있다면 마리아,마르타이야기와 돌아온 탕자이야기다.

돌아온 탕자를 장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열을 받았을지 상상이 가지 않나?
자기는 죽도록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데 재산 반 뚝 갈라서 나간 막돼먹은 동생이 그 많던 재산  탕진하고 돌아오자 새옷에 반지를 끼워주고 죽었던 아들이 돌아왔다고 잔치준비를 시키다니...
성실하게 살아온 나는 뭐냐고, 나 그렇게 힘들게 일해도 수고했다며 돼지 한 마리 안 잡아주더니 동생은 재산 탕진하고 돌아온 게 그리 기특해서 잔치를 열어주냐고, 평생 이렇게 살아온 게 억울하다고 마구 악쓰며 대들 거 같다
물론 이건 나는 결코 탕자가 아니라는 오만에 근거한 의견이지만...

마리아와 마르타 이야기도 마찬가지...
언니인 마리아는 예수님과 사도들을 맞아 혹시나 부족함은 없을세라 집 안팎으로 분주히 다니는데 마리아는 예수님만 졸졸 따라다니며 나몰라라하고 있으니 마리아가 화가 나는 건 당연하지 않나?
마리아가 '예수님,마르타더러 저를 좀 도와주라고 말씀해주세요'하자 예수님의 답변은 '마르타는 좋은 몫을 택했다'
너는 너 혼자 힘든 일 계속하고 마르타는 신선놀음하게 놓아두라는 말씀으로 들린다면 내가 너무 배배 꼬인 것인가?

암튼 난 저런식의 얍삽한 인간들이 넘 싫다
난 예수님이 아니라구!!!!!

지난 토요일 시댁에 김장하러 갔다
친정에서 김장김치를 딤채가 꽉 차도록 가져와서 갈 필요가 없었지만 어쩌랴 가야지...
사실 넣어놓을 때도 없는데 그냥 일 도우러 갔다 
결혼하고 3개월 동안 주말마다 집들이에(총 6번 정도를  집에서 혼자 다 장만해서 치렀다), 명절에, 시댁식구들 생일에,시가 친척 결혼 그리고 내 세미나와 교육때문에  주말에 집에서 쉰 적이 한 번도 없다
토요일도 일하는 나는 이번 토요일이 간만에 휴무였는데 시어머님이 남편한테 전화를 하셨단다
김장하는데 오라고...
항생제와 진통제를 빈 속에 삼키고 얻어맞은 것처럼 아픈 몸을 이끌고 시댁으로 향했다.
동서네는 서방님이 몸살기가 있어서 못 온단다
어머님이랑 같이 사는 형님은 둘째아기 우유 먹인다고 1시에 들어가더니 점심도 안 드시고 5시까지 계속 잔다.
어머님 혼자 하시는게 안쓰러워서 설거지며 뒷처리하느라 혼자 종종거리며 뛰어다녔다
겨우 김장 마무리하고   점심 설거지 하고 났더니 네 살짜리 큰조카가 놀아달란다
두시부터 다섯시까지 세 시간 정도 동화책 읽어주고 놀아주었다
나 선천성 모성결핍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애들 무지무지 싫어한다
원래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직장에서 하도 애들한테(그리고 보호자들한테)시달리다 보니 애들이라면 아주 치가 떨린다-_-
게다가 온몸이 아프고 몽롱한 상태이니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조카 말 상대해주고 공룡동화책 같이 읽어주고..나중엔 속이 울렁거리더라.
암튼 다섯시쯤 형님이 일어나서 조카를 넘기고 어머님이랑 마트가서 보쌈용고기를 사다가 저녁준비 시작.
저녁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8시가 넘었다
형님은 설거지 안하고 앉아서 TV보고 있는 걸 보니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주버님네는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게 아니라 얹혀 살고 있다
큰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중도금 내느라 살던 집을 팔고 부모님 댁으로 들어온 것...
어머님 아버님이 아기들 다 봐주시고 가끔씩 부르는 아기봐주는 아주머니 드리는 돈도 당신들이 내신다
명절에 가서 놀란 것이 형님이 부엌에 안 들어가신다는거...'난 집안일에 취미가 없어서'란다
누군 취미로 집안일 하나?--
근데 문제는 시부모님이 너무 좋으셔서 그냥 내버려두신다는 거다 
지난 번 식구들이 같이 외식을 하는데 형님은 태연하게 밥을 먹고 아버님이 들째한테 우유를 먹이시는데 정말 뮈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   
그러더니 나더러 머리 좀 하란다.할때 지난 거 같다고...
자기는 동네 후줄근한데서 해도 다른 선생님들이 청담동에서 머리한 줄 안단다
결혼하고 직장에 집안일에 좀 바빠서 못했다고 했더니 '잠을 줄여서라도 머리를 해야지'한다. 
저는 누구처럼 시어머니가 차려주는 밥 먹고 다니는 거 아니거든요?
누구처럼 정확히 5시에 칼퇴근하는 사람도 아니고(형님은 초등학교 교사,난 정말 교사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싫다.울 엄마 만으로 족하다규T^T)  결혼하고 이제껏 아무리 힘들어도 신랑 아침 저녁 거르는 일 없이 다 집에서 밥 해 먹였다
심지어 야근하고 12시에 들어와도 새로 국끓여서 저녁 챙겨주며 살고 있는데(신랑이 이제 밖에서 밥먹기 싫단다) 집안일이라곤 자기 속옷빠는 게 다인 형님이 잠을 줄여서라도 머리는 해야 한단다
내가 초등학교 선생들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 어찌나 그리 지당한 말씀들만 하시는지(자기는 예외다) 그리고 휙 던져놓고 시키는 거 아주 몸에 뱄다.
암튼 우리 먹을 김치 두 포기랑 서방님네 갖다 주라고 한 김치통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방님네 김치 전달하고 돌아오니 12시가 다 됐더라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도 고생했다며 어깨 주물러 주는 신랑이 있어 맘이 좀 풀렸다

그리고 일요일 
외사촌오빠가 결혼을 한단다.그래서 언니 될 사람도 볼겸 외가 식구들(이모내외분랑 외삼촌들,외숙모들이랑 사촌들) 다같이 모이기로 했다.
신랑이 볼일 보고 직접 약속장소로 오기로 해서 엄마가 픽업하러 왔는데 어제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좀 그랬다고 했더니
 "네가 미련하게 사는 거지 ,그런 사람은 평생 그러고 살아"하신다.
완전 빈정거리는 한 마디
엄마는 그리 생각 안하시겠지만 '그런 사람'에 엄마도 들어가거든?
엄마 이제껏 팔순이 넘은 외할머니가 담아주는 김치 먹고 시집오기 전엔 내가 집안일 왠만큼 다 했고 지금도 청소는 당연히 아버지가 하시고 물 한잔도 엄마 손으로 안 드시잖아
아버지는 이제껏 엄마한테 밥 차려내라 하신 적 한 번 없다
그냥 냉장고 뒤져서 엄마가 잊어버리고 찔끔찔끔 남겨놓은 반찬들 다 비벼서 드시거나(아버지는 이걸 청소용 식사라 부르심) 라면 끓여드신다 
반면 울 엄마는 소파에 누우면 절대 안 일어난다
'물 한잔 가져와라' 다 먹고 나면 누가 지나 갈 때  '물컵 가져다 놔라'완전 여왕님이 따로 없다
그러다 보니 난 초등학교1학년 때부터 내손으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고 대학시절 자취도 했던지라 어지간한 요리는 다 왠만큼 흉내낼 줄 안다
다른 엄마들은 이런 거 할 줄 몰라도 시집가면 다 한다며 미리 안 시킨다는데 나는 여왕님이랑 살다보니 명절이랑 제사때면 엄마가 장봐서 던져놓는 일거리들이 다 내 일이었다.
집에서 구박받는 강아지 밖에 나가면 발길질 당한다고 집에서부터 엄마가 날 그렇게 대해놓고 나더러 미련하단다.
홧김에 집에서도 그리 살았으니 시집와서도 그렇게 사는거죠 했다.
엄마가 네가 시집가기 전에 한게 뭐 있냐고 하더라 
내가 사드린 밍크코트에 내가 사드린 가방을 들고...
난 때로 내가 고아였으면 좋겠다....
외삼촌들이 주시는 술을 다 받아마신 탓에 주량이 맥주 한 잔인 신랑이 인사불성이 되었다
차에 태워서 오는데 집에 다 와서 차에다 먹은 거 확인T^T
새로 산 내 코트와 아끼는 루이비통 록스부리에도 토사물이...엉엉...
신랑 부축해서 집으로 들어가 옷 벗기고 씻겨서 재워놓고, 옷 행궈서 세탁기 돌리고,차에 가서 깔개 가져다가 토사물 버리고 빨아서 널어놓고,신랑 구두 닦아놓고(참 여기저기 알뜰하게도 토해놨다--), 담날 아침에 먹일 황태해장국까지 끓여놓고 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목 마르대서 배즙 한 컵 먹이고 겨우 잠들었다.  

월요일
신랑을 깨워서 해장국을 먹였다 
도저히 출근 못하겠단다
눕혀놓고 나는 출근해서 정신없는 월요일을 보내고 퇴근 때가 되었는데 신랑이 배가 아프단다
죽 끓일 거리를 사서 퇴근하고 보니 점심에 라면 끓여먹고 아이스크림을 두 개나 먹었더군(우리 신랑은 뭐 먹고 어디서 어디로 움직였는지 항상 증거를 남긴다능...)...그러니 배가 아프지,서방님아!!!  
근데 내 상태가 심상치 않다
장볼때부터 어질어징 메슥메슥하더니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데 정말 절절 끓는다
결국 새벽 4시까지 열에 들떠서 잠을 못잤다 
신랑은 얼음물에 담근 수건으로 닦아주느라 못자고...고마워 신랑...
겨우 한 시간 반 정도 자고 5시 반에 일어나 결국엔 항생제랑 진통제,해열제를 먹고 아침준비해서 신랑만 먹이고 빈 속으로 출근했다.
사는 게 이리 힘들어도 그래도 나를 원하는 직장과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무엇보다 밤새 나를 간호해주는 남편이 있어 사는게 그리 힘들지는 않네...  
 

by 깡패병아리 | 2008/12/03 11:26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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