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03일
다사다난한 주말일기
성경을 읽다가 가장 이해안되고 짜증나는 게 있다면 마리아,마르타이야기와 돌아온 탕자이야기다.
돌아온 탕자를 장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열을 받았을지 상상이 가지 않나?
자기는 죽도록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데 재산 반 뚝 갈라서 나간 막돼먹은 동생이 그 많던 재산 탕진하고 돌아오자 새옷에 반지를 끼워주고 죽었던 아들이 돌아왔다고 잔치준비를 시키다니...
성실하게 살아온 나는 뭐냐고, 나 그렇게 힘들게 일해도 수고했다며 돼지 한 마리 안 잡아주더니 동생은 재산 탕진하고 돌아온 게 그리 기특해서 잔치를 열어주냐고, 평생 이렇게 살아온 게 억울하다고 마구 악쓰며 대들 거 같다
물론 이건 나는 결코 탕자가 아니라는 오만에 근거한 의견이지만...
마리아와 마르타 이야기도 마찬가지...
언니인 마리아는 예수님과 사도들을 맞아 혹시나 부족함은 없을세라 집 안팎으로 분주히 다니는데 마리아는 예수님만 졸졸 따라다니며 나몰라라하고 있으니 마리아가 화가 나는 건 당연하지 않나?
마리아가 '예수님,마르타더러 저를 좀 도와주라고 말씀해주세요'하자 예수님의 답변은 '마르타는 좋은 몫을 택했다'
너는 너 혼자 힘든 일 계속하고 마르타는 신선놀음하게 놓아두라는 말씀으로 들린다면 내가 너무 배배 꼬인 것인가?
암튼 난 저런식의 얍삽한 인간들이 넘 싫다
난 예수님이 아니라구!!!!!
지난 토요일 시댁에 김장하러 갔다
친정에서 김장김치를 딤채가 꽉 차도록 가져와서 갈 필요가 없었지만 어쩌랴 가야지...
사실 넣어놓을 때도 없는데 그냥 일 도우러 갔다
결혼하고 3개월 동안 주말마다 집들이에(총 6번 정도를 집에서 혼자 다 장만해서 치렀다), 명절에, 시댁식구들 생일에,시가 친척 결혼 그리고 내 세미나와 교육때문에 주말에 집에서 쉰 적이 한 번도 없다
토요일도 일하는 나는 이번 토요일이 간만에 휴무였는데 시어머님이 남편한테 전화를 하셨단다
김장하는데 오라고...
항생제와 진통제를 빈 속에 삼키고 얻어맞은 것처럼 아픈 몸을 이끌고 시댁으로 향했다.
동서네는 서방님이 몸살기가 있어서 못 온단다
어머님이랑 같이 사는 형님은 둘째아기 우유 먹인다고 1시에 들어가더니 점심도 안 드시고 5시까지 계속 잔다.
어머님 혼자 하시는게 안쓰러워서 설거지며 뒷처리하느라 혼자 종종거리며 뛰어다녔다
겨우 김장 마무리하고 점심 설거지 하고 났더니 네 살짜리 큰조카가 놀아달란다
두시부터 다섯시까지 세 시간 정도 동화책 읽어주고 놀아주었다
나 선천성 모성결핍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애들 무지무지 싫어한다
원래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직장에서 하도 애들한테(그리고 보호자들한테)시달리다 보니 애들이라면 아주 치가 떨린다-_-
게다가 온몸이 아프고 몽롱한 상태이니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조카 말 상대해주고 공룡동화책 같이 읽어주고..나중엔 속이 울렁거리더라.
암튼 다섯시쯤 형님이 일어나서 조카를 넘기고 어머님이랑 마트가서 보쌈용고기를 사다가 저녁준비 시작.
저녁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8시가 넘었다
형님은 설거지 안하고 앉아서 TV보고 있는 걸 보니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주버님네는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게 아니라 얹혀 살고 있다
큰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중도금 내느라 살던 집을 팔고 부모님 댁으로 들어온 것...
어머님 아버님이 아기들 다 봐주시고 가끔씩 부르는 아기봐주는 아주머니 드리는 돈도 당신들이 내신다
명절에 가서 놀란 것이 형님이 부엌에 안 들어가신다는거...'난 집안일에 취미가 없어서'란다
누군 취미로 집안일 하나?--
근데 문제는 시부모님이 너무 좋으셔서 그냥 내버려두신다는 거다
지난 번 식구들이 같이 외식을 하는데 형님은 태연하게 밥을 먹고 아버님이 들째한테 우유를 먹이시는데 정말 뮈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
그러더니 나더러 머리 좀 하란다.할때 지난 거 같다고...
자기는 동네 후줄근한데서 해도 다른 선생님들이 청담동에서 머리한 줄 안단다
결혼하고 직장에 집안일에 좀 바빠서 못했다고 했더니 '잠을 줄여서라도 머리를 해야지'한다.
저는 누구처럼 시어머니가 차려주는 밥 먹고 다니는 거 아니거든요?
누구처럼 정확히 5시에 칼퇴근하는 사람도 아니고(형님은 초등학교 교사,난 정말 교사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싫다.울 엄마 만으로 족하다규T^T) 결혼하고 이제껏 아무리 힘들어도 신랑 아침 저녁 거르는 일 없이 다 집에서 밥 해 먹였다
심지어 야근하고 12시에 들어와도 새로 국끓여서 저녁 챙겨주며 살고 있는데(신랑이 이제 밖에서 밥먹기 싫단다) 집안일이라곤 자기 속옷빠는 게 다인 형님이 잠을 줄여서라도 머리는 해야 한단다
내가 초등학교 선생들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 어찌나 그리 지당한 말씀들만 하시는지(자기는 예외다) 그리고 휙 던져놓고 시키는 거 아주 몸에 뱄다.
암튼 우리 먹을 김치 두 포기랑 서방님네 갖다 주라고 한 김치통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방님네 김치 전달하고 돌아오니 12시가 다 됐더라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도 고생했다며 어깨 주물러 주는 신랑이 있어 맘이 좀 풀렸다
그리고 일요일
외사촌오빠가 결혼을 한단다.그래서 언니 될 사람도 볼겸 외가 식구들(이모내외분랑 외삼촌들,외숙모들이랑 사촌들) 다같이 모이기로 했다.
신랑이 볼일 보고 직접 약속장소로 오기로 해서 엄마가 픽업하러 왔는데 어제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좀 그랬다고 했더니
"네가 미련하게 사는 거지 ,그런 사람은 평생 그러고 살아"하신다.
완전 빈정거리는 한 마디
엄마는 그리 생각 안하시겠지만 '그런 사람'에 엄마도 들어가거든?
엄마 이제껏 팔순이 넘은 외할머니가 담아주는 김치 먹고 시집오기 전엔 내가 집안일 왠만큼 다 했고 지금도 청소는 당연히 아버지가 하시고 물 한잔도 엄마 손으로 안 드시잖아
아버지는 이제껏 엄마한테 밥 차려내라 하신 적 한 번 없다
그냥 냉장고 뒤져서 엄마가 잊어버리고 찔끔찔끔 남겨놓은 반찬들 다 비벼서 드시거나(아버지는 이걸 청소용 식사라 부르심) 라면 끓여드신다
반면 울 엄마는 소파에 누우면 절대 안 일어난다
'물 한잔 가져와라' 다 먹고 나면 누가 지나 갈 때 '물컵 가져다 놔라'완전 여왕님이 따로 없다
그러다 보니 난 초등학교1학년 때부터 내손으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고 대학시절 자취도 했던지라 어지간한 요리는 다 왠만큼 흉내낼 줄 안다
다른 엄마들은 이런 거 할 줄 몰라도 시집가면 다 한다며 미리 안 시킨다는데 나는 여왕님이랑 살다보니 명절이랑 제사때면 엄마가 장봐서 던져놓는 일거리들이 다 내 일이었다.
집에서 구박받는 강아지 밖에 나가면 발길질 당한다고 집에서부터 엄마가 날 그렇게 대해놓고 나더러 미련하단다.
홧김에 집에서도 그리 살았으니 시집와서도 그렇게 사는거죠 했다.
엄마가 네가 시집가기 전에 한게 뭐 있냐고 하더라
내가 사드린 밍크코트에 내가 사드린 가방을 들고...
난 때로 내가 고아였으면 좋겠다....
외삼촌들이 주시는 술을 다 받아마신 탓에 주량이 맥주 한 잔인 신랑이 인사불성이 되었다
차에 태워서 오는데 집에 다 와서 차에다 먹은 거 확인T^T
새로 산 내 코트와 아끼는 루이비통 록스부리에도 토사물이...엉엉...
신랑 부축해서 집으로 들어가 옷 벗기고 씻겨서 재워놓고, 옷 행궈서 세탁기 돌리고,차에 가서 깔개 가져다가 토사물 버리고 빨아서 널어놓고,신랑 구두 닦아놓고(참 여기저기 알뜰하게도 토해놨다--), 담날 아침에 먹일 황태해장국까지 끓여놓고 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목 마르대서 배즙 한 컵 먹이고 겨우 잠들었다.
월요일
신랑을 깨워서 해장국을 먹였다
도저히 출근 못하겠단다
눕혀놓고 나는 출근해서 정신없는 월요일을 보내고 퇴근 때가 되었는데 신랑이 배가 아프단다
죽 끓일 거리를 사서 퇴근하고 보니 점심에 라면 끓여먹고 아이스크림을 두 개나 먹었더군(우리 신랑은 뭐 먹고 어디서 어디로 움직였는지 항상 증거를 남긴다능...)...그러니 배가 아프지,서방님아!!!
근데 내 상태가 심상치 않다
장볼때부터 어질어징 메슥메슥하더니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데 정말 절절 끓는다
결국 새벽 4시까지 열에 들떠서 잠을 못잤다
신랑은 얼음물에 담근 수건으로 닦아주느라 못자고...고마워 신랑...
겨우 한 시간 반 정도 자고 5시 반에 일어나 결국엔 항생제랑 진통제,해열제를 먹고 아침준비해서 신랑만 먹이고 빈 속으로 출근했다.
사는 게 이리 힘들어도 그래도 나를 원하는 직장과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무엇보다 밤새 나를 간호해주는 남편이 있어 사는게 그리 힘들지는 않네...
돌아온 탕자를 장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열을 받았을지 상상이 가지 않나?
자기는 죽도록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데 재산 반 뚝 갈라서 나간 막돼먹은 동생이 그 많던 재산 탕진하고 돌아오자 새옷에 반지를 끼워주고 죽었던 아들이 돌아왔다고 잔치준비를 시키다니...
성실하게 살아온 나는 뭐냐고, 나 그렇게 힘들게 일해도 수고했다며 돼지 한 마리 안 잡아주더니 동생은 재산 탕진하고 돌아온 게 그리 기특해서 잔치를 열어주냐고, 평생 이렇게 살아온 게 억울하다고 마구 악쓰며 대들 거 같다
물론 이건 나는 결코 탕자가 아니라는 오만에 근거한 의견이지만...
마리아와 마르타 이야기도 마찬가지...
언니인 마리아는 예수님과 사도들을 맞아 혹시나 부족함은 없을세라 집 안팎으로 분주히 다니는데 마리아는 예수님만 졸졸 따라다니며 나몰라라하고 있으니 마리아가 화가 나는 건 당연하지 않나?
마리아가 '예수님,마르타더러 저를 좀 도와주라고 말씀해주세요'하자 예수님의 답변은 '마르타는 좋은 몫을 택했다'
너는 너 혼자 힘든 일 계속하고 마르타는 신선놀음하게 놓아두라는 말씀으로 들린다면 내가 너무 배배 꼬인 것인가?
암튼 난 저런식의 얍삽한 인간들이 넘 싫다
난 예수님이 아니라구!!!!!
지난 토요일 시댁에 김장하러 갔다
친정에서 김장김치를 딤채가 꽉 차도록 가져와서 갈 필요가 없었지만 어쩌랴 가야지...
사실 넣어놓을 때도 없는데 그냥 일 도우러 갔다
결혼하고 3개월 동안 주말마다 집들이에(총 6번 정도를 집에서 혼자 다 장만해서 치렀다), 명절에, 시댁식구들 생일에,시가 친척 결혼 그리고 내 세미나와 교육때문에 주말에 집에서 쉰 적이 한 번도 없다
토요일도 일하는 나는 이번 토요일이 간만에 휴무였는데 시어머님이 남편한테 전화를 하셨단다
김장하는데 오라고...
항생제와 진통제를 빈 속에 삼키고 얻어맞은 것처럼 아픈 몸을 이끌고 시댁으로 향했다.
동서네는 서방님이 몸살기가 있어서 못 온단다
어머님이랑 같이 사는 형님은 둘째아기 우유 먹인다고 1시에 들어가더니 점심도 안 드시고 5시까지 계속 잔다.
어머님 혼자 하시는게 안쓰러워서 설거지며 뒷처리하느라 혼자 종종거리며 뛰어다녔다
겨우 김장 마무리하고 점심 설거지 하고 났더니 네 살짜리 큰조카가 놀아달란다
두시부터 다섯시까지 세 시간 정도 동화책 읽어주고 놀아주었다
나 선천성 모성결핍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애들 무지무지 싫어한다
원래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직장에서 하도 애들한테(그리고 보호자들한테)시달리다 보니 애들이라면 아주 치가 떨린다-_-
게다가 온몸이 아프고 몽롱한 상태이니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조카 말 상대해주고 공룡동화책 같이 읽어주고..나중엔 속이 울렁거리더라.
암튼 다섯시쯤 형님이 일어나서 조카를 넘기고 어머님이랑 마트가서 보쌈용고기를 사다가 저녁준비 시작.
저녁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8시가 넘었다
형님은 설거지 안하고 앉아서 TV보고 있는 걸 보니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주버님네는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게 아니라 얹혀 살고 있다
큰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중도금 내느라 살던 집을 팔고 부모님 댁으로 들어온 것...
어머님 아버님이 아기들 다 봐주시고 가끔씩 부르는 아기봐주는 아주머니 드리는 돈도 당신들이 내신다
명절에 가서 놀란 것이 형님이 부엌에 안 들어가신다는거...'난 집안일에 취미가 없어서'란다
누군 취미로 집안일 하나?--
근데 문제는 시부모님이 너무 좋으셔서 그냥 내버려두신다는 거다
지난 번 식구들이 같이 외식을 하는데 형님은 태연하게 밥을 먹고 아버님이 들째한테 우유를 먹이시는데 정말 뮈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
그러더니 나더러 머리 좀 하란다.할때 지난 거 같다고...
자기는 동네 후줄근한데서 해도 다른 선생님들이 청담동에서 머리한 줄 안단다
결혼하고 직장에 집안일에 좀 바빠서 못했다고 했더니 '잠을 줄여서라도 머리를 해야지'한다.
저는 누구처럼 시어머니가 차려주는 밥 먹고 다니는 거 아니거든요?
누구처럼 정확히 5시에 칼퇴근하는 사람도 아니고(형님은 초등학교 교사,난 정말 교사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싫다.울 엄마 만으로 족하다규T^T) 결혼하고 이제껏 아무리 힘들어도 신랑 아침 저녁 거르는 일 없이 다 집에서 밥 해 먹였다
심지어 야근하고 12시에 들어와도 새로 국끓여서 저녁 챙겨주며 살고 있는데(신랑이 이제 밖에서 밥먹기 싫단다) 집안일이라곤 자기 속옷빠는 게 다인 형님이 잠을 줄여서라도 머리는 해야 한단다
내가 초등학교 선생들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 어찌나 그리 지당한 말씀들만 하시는지(자기는 예외다) 그리고 휙 던져놓고 시키는 거 아주 몸에 뱄다.
암튼 우리 먹을 김치 두 포기랑 서방님네 갖다 주라고 한 김치통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방님네 김치 전달하고 돌아오니 12시가 다 됐더라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도 고생했다며 어깨 주물러 주는 신랑이 있어 맘이 좀 풀렸다
그리고 일요일
외사촌오빠가 결혼을 한단다.그래서 언니 될 사람도 볼겸 외가 식구들(이모내외분랑 외삼촌들,외숙모들이랑 사촌들) 다같이 모이기로 했다.
신랑이 볼일 보고 직접 약속장소로 오기로 해서 엄마가 픽업하러 왔는데 어제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좀 그랬다고 했더니
"네가 미련하게 사는 거지 ,그런 사람은 평생 그러고 살아"하신다.
완전 빈정거리는 한 마디
엄마는 그리 생각 안하시겠지만 '그런 사람'에 엄마도 들어가거든?
엄마 이제껏 팔순이 넘은 외할머니가 담아주는 김치 먹고 시집오기 전엔 내가 집안일 왠만큼 다 했고 지금도 청소는 당연히 아버지가 하시고 물 한잔도 엄마 손으로 안 드시잖아
아버지는 이제껏 엄마한테 밥 차려내라 하신 적 한 번 없다
그냥 냉장고 뒤져서 엄마가 잊어버리고 찔끔찔끔 남겨놓은 반찬들 다 비벼서 드시거나(아버지는 이걸 청소용 식사라 부르심) 라면 끓여드신다
반면 울 엄마는 소파에 누우면 절대 안 일어난다
'물 한잔 가져와라' 다 먹고 나면 누가 지나 갈 때 '물컵 가져다 놔라'완전 여왕님이 따로 없다
그러다 보니 난 초등학교1학년 때부터 내손으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고 대학시절 자취도 했던지라 어지간한 요리는 다 왠만큼 흉내낼 줄 안다
다른 엄마들은 이런 거 할 줄 몰라도 시집가면 다 한다며 미리 안 시킨다는데 나는 여왕님이랑 살다보니 명절이랑 제사때면 엄마가 장봐서 던져놓는 일거리들이 다 내 일이었다.
집에서 구박받는 강아지 밖에 나가면 발길질 당한다고 집에서부터 엄마가 날 그렇게 대해놓고 나더러 미련하단다.
홧김에 집에서도 그리 살았으니 시집와서도 그렇게 사는거죠 했다.
엄마가 네가 시집가기 전에 한게 뭐 있냐고 하더라
내가 사드린 밍크코트에 내가 사드린 가방을 들고...
난 때로 내가 고아였으면 좋겠다....
외삼촌들이 주시는 술을 다 받아마신 탓에 주량이 맥주 한 잔인 신랑이 인사불성이 되었다
차에 태워서 오는데 집에 다 와서 차에다 먹은 거 확인T^T
새로 산 내 코트와 아끼는 루이비통 록스부리에도 토사물이...엉엉...
신랑 부축해서 집으로 들어가 옷 벗기고 씻겨서 재워놓고, 옷 행궈서 세탁기 돌리고,차에 가서 깔개 가져다가 토사물 버리고 빨아서 널어놓고,신랑 구두 닦아놓고(참 여기저기 알뜰하게도 토해놨다--), 담날 아침에 먹일 황태해장국까지 끓여놓고 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목 마르대서 배즙 한 컵 먹이고 겨우 잠들었다.
월요일
신랑을 깨워서 해장국을 먹였다
도저히 출근 못하겠단다
눕혀놓고 나는 출근해서 정신없는 월요일을 보내고 퇴근 때가 되었는데 신랑이 배가 아프단다
죽 끓일 거리를 사서 퇴근하고 보니 점심에 라면 끓여먹고 아이스크림을 두 개나 먹었더군(우리 신랑은 뭐 먹고 어디서 어디로 움직였는지 항상 증거를 남긴다능...)...그러니 배가 아프지,서방님아!!!
근데 내 상태가 심상치 않다
장볼때부터 어질어징 메슥메슥하더니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데 정말 절절 끓는다
결국 새벽 4시까지 열에 들떠서 잠을 못잤다
신랑은 얼음물에 담근 수건으로 닦아주느라 못자고...고마워 신랑...
겨우 한 시간 반 정도 자고 5시 반에 일어나 결국엔 항생제랑 진통제,해열제를 먹고 아침준비해서 신랑만 먹이고 빈 속으로 출근했다.
사는 게 이리 힘들어도 그래도 나를 원하는 직장과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무엇보다 밤새 나를 간호해주는 남편이 있어 사는게 그리 힘들지는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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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인간관계 완급 조절이 제일 어려운 듯...